🔬 1분 토막 과학

달은 매년 우리에게서 멀어지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달은 지구를 떠나고 있습니다. 매년 3.8센티미터씩.

달이 조금씩 멀어지고 있다

밤하늘에 뜬 달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달이 매년 약 3.8센티미터씩 지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정밀하게 측정했습니다. 하루에 1밀리미터가 조금 안 되는 속도입니다. 손톱이 자라는 속도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추정이 아닙니다. 1969년 아폴로 11호 우주비행사들이 달 표면에 설치한 레이저 반사경 덕분에, 50년 넘게 지구에서 달까지의 거리를 밀리미터 단위로 측정해 왔습니다. 지구의 천문대에서 레이저를 쏘면 달 표면의 반사경에 맞고 돌아오는 데 약 2.5초가 걸립니다(NASA JPL 및 Wikipedia 달 레이저 측거 실험 항목). 이 왕복 시간을 정밀하게 재면 지구-달 간 거리를 3센티미터 이내의 오차로 알 수 있습니다.

조석이 달을 밀어내는 원리

달이 멀어지는 이유는 중력과 조석, 그리고 각운동량 보존 법칙에 있습니다.

달의 중력은 지구의 바다를 끌어당겨 밀물과 썰물을 만듭니다. 이때 지구는 달보다 빠르게 자전하기 때문에, 달 쪽을 향한 조석 부풀음이 달보다 약간 앞서 나가게 됩니다. 이 앞서 나간 물의 덩어리는 질량을 가지고 있고, 그 중력이 달을 살짝 앞쪽으로 당깁니다. 달이 앞으로 당겨지면 공전 속도가 빨라지고, 공전 속도가 빨라진 달은 더 높은 궤도, 즉 더 먼 궤도로 올라갑니다. 마치 손으로 물체를 조금 세게 던지면 더 높이 올라가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대신 지구는 에너지를 잃습니다. 바닷물이 해저와 마찰하면서 지구의 자전이 아주 조금씩 느려집니다. 지난 수천 년간의 장기 관측 평균에 따르면 지구의 하루는 100년마다 약 1.7밀리초씩 길어지고 있습니다. 느려진 지구의 각운동량이 달의 궤도 에너지로 전달되는 것입니다. 물리학의 각운동량 보존 법칙이 우주적 규모로 작동하고 있는 셈입니다.

산호 화석이 증언하는 과거

이 과정이 얼마나 오래 진행되었는지는 고대 산호 화석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산호는 하루하루의 성장 흔적을 연륜처럼 남깁니다. 약 3억 8천만~4억 년 전 데본기 산호 화석에는 한 해에 약 400개의 일일 성장선이 기록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지금은 365일이지만, 당시에는 하루가 약 22시간밖에 되지 않아 1년에 400일 이상이 있었다는 뜻입니다. 지구가 그만큼 빠르게 자전하고 있었다는 증거입니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달이 처음 형성된 45억 년 전에는 지구와의 거리가 지금보다 훨씬 가까웠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NASA 과학 페이지에 따르면, 달은 화성 크기의 천체 테이아가 원시 지구와 충돌한 뒤 방출된 파편이 뭉쳐서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며, 처음에는 지금보다 훨씬 가까운 궤도에서 출발했습니다.

먼 미래의 밤하늘

그렇다면 달은 계속 멀어지다가 사라져 버릴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그보다 훨씬 드라마틱한 이유로 상황이 달라집니다.

이론적으로 이 과정이 계속되면 약 500억 년 후에는 지구의 하루와 달의 공전 주기가 둘 다 약 47일이 되어 서로 항상 같은 면을 보이는 상태, 즉 상호 조석 고정에 도달한다고 계산됩니다. 하지만 이것은 실현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금으로부터 약 10억에서 15억 년 뒤, 태양이 현재보다 밝아지면서 지구의 바다가 증발하기 시작할 것입니다. 바닷물이 없어지면 조석 마찰도 없어지고, 달이 멀어지는 속도도 크게 줄어듭니다.

한편 달이 멀어지면 지구에서 보이는 달의 겉보기 크기도 조금씩 줄어듭니다. 지금 우리는 달이 태양을 딱 가리는 개기일식을 볼 수 있는 아주 운 좋은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달의 크기와 태양의 크기가 하늘에서 거의 같아 보이기 때문입니다. 달이 더 멀어지면 달이 태양보다 작아 보이는 금환일식만 남게 되고, 결국 개기일식은 영원히 사라집니다.

3.8센티미터가 바꾸는 것들

매년 3.8센티미터. 인간의 일생 동안 달이 멀어지는 거리는 고작 3미터 안팎입니다. 지구에서 달까지의 평균 거리가 약 38만 4천 킬로미터임을 생각하면, 한 사람이 평생 느끼기엔 너무 작은 변화입니다.

하지만 이 숫자 하나가 지구의 자전, 바다의 조석, 산호 화석 속 성장선, 그리고 먼 미래 밤하늘의 모습까지 모두 연결합니다. 달이 멀어지는 것은 우주가 에너지를 교환하는 방식, 즉 각운동량 보존이라는 물리 법칙이 수십억 년에 걸쳐 작동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오늘 밤 달을 보게 된다면, 그 달이 어제보다 0.01밀리미터 더 멀리 있다는 사실을 한번쯤 떠올려 보시길 바랍니다.

출처

##조석#우주#지구#중력#아폴로#각운동량#행성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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