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분 토막 과학

바닷물은 왜 짤까 — 강물은 안 짠데

강물도 암석에서 소금을 긁어 오는데, 왜 강은 안 짜고 바다만 짤까?

강물도 소금을 나르는데, 왜 바다만 짤까?

바닷물은 짜다. 너무 당연한 사실이어서 한 번도 진지하게 물어본 적이 없을 것이다. 그런데 한 가지 이상한 점이 있다. 바다로 흘러드는 강물은 안 짜다. 한강도, 낙동강도, 아마존도, 나일 강도 짜지 않다. 그렇다면 오래전 바다는 담수였다가 어느 날 갑자기 짜진 걸까?

사실 더 흥미로운 진실이 있다. 강물은 지금 이 순간에도 매일같이 소금 재료를 바다로 보내고 있다. 다만 강 자신은 짜지 않고, 바다만 그걸 수억 년째 차곡차곡 쌓아두고 있는 것이다. 이 차이를 만드는 원리는 의외로 단순하면서도 스케일이 거대하다.


비가 암석을 갉아먹는다

빗물은 순수한 물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약한 산성이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가 빗물에 녹아들면서 탄산을 형성하기 때문이다. 이 약산성 빗물이 땅 위에 떨어지면 지표의 암석을 아주 조금씩 화학적으로 녹여낸다. 이를 암석 풍화라고 부른다.

암석 속에는 나트륨, 칼슘, 마그네슘, 칼륨 같은 광물 이온이 갇혀 있다. 산성 빗물이 이 이온들을 조금씩 뽑아내어 녹인다. 이렇게 이온을 머금은 물이 경사면을 타고 흘러내리다가 개울이 되고, 개울이 모여 강이 된다. 그러니까 강물은 처음부터 암석의 미네랄을 아주 미량 녹여 담고 있는 셈이다. 강물이 완전히 순수한 물이 아니라는 뜻이다.

실제로 강물에는 칼슘과 중탄산염 이온이 상당량 녹아 있다. 하지만 나트륨과 염소 — 즉 소금의 두 주인공 — 의 농도는 매우 낮다. 강물의 염분 농도는 대략 1퍼센트 이하인 경우가 많다. 우리 혀가 짠맛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낮은 수준이다.


강은 왜 짜지지 않을까?

강물이 소금 이온을 나름 실어 나르면서도 짜지 않는 이유는 간단하다. 강물은 끊임없이 흐른다. 이온이 녹아들기 무섭게 하류로 이동하여 바다로 나간다. 이온이 쌓일 시간이 없는 것이다.

반면 바다는 어떤가. 강에서 실려 온 이온이 바다에 도착하면, 그 이온들은 갈 곳이 없다. 바다는 막혀 있는 거대한 그릇이다.

이때 결정적인 과정이 작동한다. 태양이 바닷물 표면을 가열하면 물 분자들이 증발하여 구름이 되고 비가 된다. 그런데 증발하는 것은 거의 순수한 물이다. 소금 이온은 증발하지 않고 바다에 그대로 남는다. 이 증발한 물은 빗물이 되어 다시 육지에 내리고, 암석을 긁으며 또 이온을 녹여 강으로, 강에서 다시 바다로 흘러온다. 이 순환이 수십억 년 동안 반복된다. 이온은 계속 유입되는데, 물만 나가고 이온은 남으니 바다는 점점 짜진다.


왜 하필 염화나트륨일까?

강물이 여러 이온을 바다로 실어 오는데, 왜 바닷물 짠맛의 주인공은 염화나트륨인가? 강물에는 나트륨보다 칼슘 이온이 더 많이 녹아 있는데도 왜 바다는 칼슘 맛이 아닌 소금 맛일까?

여기서 이온의 체류 시간이 핵심이다. 체류 시간이란 이온이 바다에 들어온 뒤 얼마나 오래 머무는가를 나타내는 지표다.

칼슘 이온은 바다에서 산호, 조개, 플랑크톤 같은 해양 생물들이 껍데기와 골격을 만드는 데 활발히 사용된다. 그 결과 칼슘은 바다에 약 100만 년 정도만 머물다가 생물체나 퇴적층에 흡수되어 사라진다.

반면 나트륨 이온과 염소 이온은 다르다. 나트륨은 생물에게 잘 흡수되지 않고, 극도로 건조한 환경이 아닌 이상 침전되지도 않는다. 나트륨의 바다 체류 시간은 문헌에 따라 약 5,500만8,000만 년 범위로 보고되며, 국내 해양과학 자료에서는 약 6,800만 년으로 소개되기도 한다. 염소 이온은 그보다도 길어서 약 8,700만1억 년으로 알려져 있다. 칼슘보다 무려 100배 가까이 오래 머무는 것이다. 그러니 수십억 년 쌓이고 쌓이다 보면 바다에서 나트륨과 염소가 압도적으로 많아지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또 하나의 공급원, 해저 화산

암석 풍화만이 바다 소금의 유일한 공급원은 아니다. 해저 깊은 곳에는 뜨거운 물이 솟아오르는 열수 분출공이 있다. 이 분출공에서는 지구 내부에서 올라온 염소 이온과 황, 금속 이온들이 함께 방출된다. 육지의 암석 풍화가 나트륨을 주로 공급한다면, 해저 화산은 염소 이온을 공급하는 역할을 나눠 담당한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현재 바닷물의 조성

오늘날 바닷물의 평균 염분 농도는 약 3.5퍼센트다. 바닷물 1킬로그램당 약 35그램이 소금이라는 뜻이다. 이 소금의 대부분은 염화나트륨으로, 전체 용존 이온의 약 85퍼센트를 나트륨과 염소가 차지한다. 나머지 15퍼센트는 황산염, 마그네슘, 칼슘, 칼륨 같은 이온들이다.

지역에 따라 염분 농도는 달라진다. 강물이 많이 유입되거나 빙하가 녹아드는 발트해는 약 10 ppt(1퍼센트)로 낮은 편이며, 증발이 활발한 지중해는 약 3.8퍼센트로 평균보다 높다.

흥미로운 수치도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에 따르면 바닷물 1세제곱마일 — 약 4.2세제곱킬로미터 — 에는 약 1억2천만 톤의 소금이 녹아 있다. 그 가운데는 금 약 25파운드(약 11킬로그램)와 은 약 45파운드(약 20킬로그램)도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바다는 지구에서 가장 거대한 미네랄 창고이기도 하다.


바다 염분은 언제부터 안정됐을까?

한 가지 더 놀라운 사실이 있다. 바다의 염분 농도는 적어도 5억 년 전부터 지금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해 왔다고 알려져 있다. 이온이 계속 유입되는데 어떻게 농도가 일정하게 유지될 수 있을까?

이유는 입출이 균형을 이루기 때문이다. 이온이 강에서 들어오는 만큼, 해양 생물에 의한 침전, 해저 퇴적, 열수 분출공에서의 화학 반응 등을 통해 빠져나간다. 지구 규모의 화학 순환이 약 5억 년째 균형을 맞춰 온 셈이다.


강물도 짜면 어떨까?

마지막으로 질문 하나를 던져보자. 만약 강물도 바닷물만큼 짰다면 어떻게 됐을까? 아마 식물이 담수를 흡수하지 못하고, 지표의 동물과 식물 생태계는 근본부터 달라졌을 것이다. 우리가 안 짠 강물을 마시며 살 수 있는 것도, 빗물이 이온을 남기고 순수한 물로 증발하는 이 순환이 수억 년째 지속되어 왔기 때문이다.

바닷물은 하루아침에 짜진 게 아니다. 수억 년에 걸쳐 비가 암석을 녹이고, 강이 이온을 옮기고, 태양이 물만 증발시키는 과정이 쌓이고 쌓여서 오늘의 짠 바다가 만들어졌다. 그 오랜 시간의 결과를 우리는 매일 파도 위에서, 혹은 생선 요리의 짠맛에서 만나고 있는 것이다.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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