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기한 잡학 한 조각

왜 연필은 열 자루가 아니라 열두 자루(한 다스)일까

연필 한 다스가 왜 10자루가 아니라 12자루인지 아는 사람, 손 들어보세요.

"왜 12자루야?" — 아무도 안 가르쳐 준 그 이유

문구점에서 연필을 살 때 '한 다스'는 언제나 열두 자루다. 달걀 한 판도 서른 개가 아닌 열두 개짜리가 기본이고, 시계는 열두 칸, 1년은 열두 달이다. 세상엔 유독 12가 많다. 왜 10이 아닐까?

10보다 12가 더 편리한 이유 — 약수의 힘

10의 약수는 1, 2, 5, 10. 딱 네 개다. 반면 12의 약수는 1, 2, 3, 4, 6, 12로 여섯 개다. 이 차이가 생각보다 크다.

연필 열 자루를 세 사람이 나누면? 딱 나눠떨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열두 자루는 2명, 3명, 4명, 6명 — 어떻게 나눠도 나머지가 없다. 시장에서 물건을 거래하고 가격을 쪼갤 때, 12는 10보다 훨씬 유연하다.

수학적으로 12는 '상위 고도 합성수'(superior highly composite number) 중 하나다. 임의의 지수 기준으로 '약수 개수 대 크기의 비'가 모든 자연수 가운데 최대가 되는 수를 뜻한다.

손가락 마디로 12까지 세는 법

그런데 왜 인류는 10진법 대신 12를 선택했을까? 한 손을 펼쳐 보자.

엄지를 제외한 네 손가락에는 마디가 각각 세 개씩, 총 열두 마디가 있다. 엄지로 이 마디들을 하나씩 짚으면 한 손만으로 12까지 셀 수 있다. 나머지 손의 손가락으로는 '몇 번 돌았는지'를 세면 최대 다섯 번 반복, 즉 60까지도 셀 수 있다.

역사학자 조르주 이프라(Georges Ifrah)는 이 '엄지 마디 세기'가 12진법의 기원이라고 추적했다. 이 방법은 지금도 중동과 아시아 일부 지역에서 쓰인다.

5,000년을 살아남은 단위, '다스'

약 5,000년 전 메소포타미아의 수메르·바빌로니아 문명은 12와 60을 기반으로 수를 세고 기록했다. 천문 계산, 달력, 각도(360도 = 12 × 30) 모두 여기서 비롯됐다.

영어 단어 'dozen'은 1300년경 고대 프랑스어 'douzaine'에서 영어로 넘어왔고, 이는 라틴어 'duodecim'(두오데킴, 12)에서 왔다. 한국어 '다스'는 일제강점기를 통해 일본식으로 정착한 것으로, 뿌리는 같은 'dozen'이다.

바빌로니아의 하루 12시간, 유럽 중세 시장의 연필·버튼·못 묶음, 그리고 오늘날 문구점 카운터 위의 연필 한 다스 — 그 안에는 손가락 마디를 짚던 5,000년 전 상인의 셈법이 그대로 살아 있다.

한 줄 정리

12는 '나누기 좋은 수'이고, 엄지로 손가락 마디를 짚으면 자연스럽게 12가 된다. 연필 한 다스의 열두 자루는 수천 년 전 인류의 손가락에서 시작된 셈이다.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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