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한 입 요약

『월든』 — 적게 가질수록 부유해진다

집 한 채를 28달러 12센트에 짓고, 8개월 식비를 8달러 74센트로 해결한 남자가 있었다. 그는 가난한 게 아니었다. 자유로웠다.

28달러 12센트짜리 집

1845년 7월 4일, 미국 독립기념일.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매사추세츠 주 콩코드 외곽, 월든 호숫가 숲에 혼자 들어갔다. 도끼 하나를 빌려 나무를 베고, 가로 약 3미터 세로 약 4.5미터짜리 오두막을 손수 지었다. 건축비 총액은 28달러 12센트. 오늘날 가치로 환산하면 약 970달러, 우리 돈으로 130만 원 안팎이다.

그는 거기서 2년 2개월 2일을 살았다. 1847년 9월 6일까지.

그리고 7년 뒤인 1854년, 그 경험을 책으로 펴냈다. 제목은 『월든, 혹은 숲속의 생활(Walden; or, Life in the Woods)』. 이 책은 출판 후 5년 동안 겨우 2,000부가 팔렸고, 소로는 44세의 나이에 결핵으로 세상을 떠났다. 하지만 20세기 들어 이 책은 다시 태어났다. 오늘날 『월든』은 미국 자연문학의 기념비이자, 미니멀리즘·환경운동·자기계발 사상의 원류로 꼽힌다.

소로가 숲에 간 이유

소로는 가난에서 도망친 게 아니었다. 그는 하버드 대학교를 졸업한 지식인이었고, 당대 미국 최고의 철학자 랄프 왈도 에머슨의 절친한 친구였다. 월든 호수 옆 땅도 에머슨 소유였다. 소로는 그 땅을 빌려 실험을 시작했다.

그가 숲에 간 데는 두 가지 목적이 있었다. 하나는 돌아가신 형 존을 추모하는 책을 쓰는 것. 다른 하나는 '경제 실험'이었다. 핵심 질문은 이것이었다. "인간은 하루만 일하고 나머지 엿새를 진짜 원하는 일에 쓸 수 있는가?"

그는 이 질문에 직접 답했다. 월든에서 소로는 주로 콩밭을 가꾸고 글을 썼다. 노동으로 번 돈과 자급자족으로 첫 8개월간 식비로 쓴 돈이 8달러 74센트였다. 집을 짓는 비용을 포함한 8개월 총지출은 약 62달러였고, 수입은 약 37달러였다. 참고로 집 건축비 28달러 12센트는 오늘날 약 970달러(Wikipedia 환산)에 해당한다.

『월든』 1장의 제목이 "경제(Economy)"인 이유

소로는 책의 첫 번째이자 가장 긴 챕터에 단호하게 '경제'라는 제목을 붙였다. 하지만 그가 말하는 경제는 돈 버는 법이 아니었다. 그리스어 어원 그대로, 살림을 어떻게 꾸릴 것인가의 문제였다.

『월든』에서 소로가 던진 가장 유명한 문장이 있다.

"대다수의 인간은 조용한 절망 속에서 살아간다."

그는 당시 미국 사회를 이렇게 봤다. 사람들은 더 좋은 집, 더 많은 가구, 더 화려한 옷을 갖기 위해 일하고 또 일한다. 그런데 그 물건들을 유지하기 위해 또 일해야 한다. 삶이 물건을 위해 소비되는 것이다.

소로의 반격은 간결했다. "인간은 소유하는 것에 비례해서 가난해진다." 반대로 그의 유명한 격언대로, "인간은 내버려 둘 수 있는 것의 수만큼 부유하다(A man is rich in proportion to the number of things he can afford to let alone)."

시간이 진짜 화폐다

소로의 경제학이 현대인에게 낯선 이유는 그가 시간을 화폐로 봤기 때문이다. 그는 묻는다. 기차표를 사려면 얼마를 버는 데 며칠이 필요한가? 그 돈을 버는 데 걸린 시간을 쓰면 같은 거리를 걸어갈 수 있지 않은가? 어느 쪽이 더 빠른가?

오늘날의 언어로 말하자면, 소로는 '시간당 진짜 수입'을 계산하라고 한다. 더 좋은 차를 사기 위해 더 오래 일해야 한다면, 그 차가 정말 당신의 이동을 빠르게 만드는가를 의심하라는 것이다.

그가 숲에서 증명한 건 이것이다. 연간 약 6주만 노동하면 한 해 생활비를 모두 충당하는 것이 가능하다 — 소로가 『월든』 '경제' 챕터에서 직접 밝힌 수치다. 그러면 나머지 시간은 자신의 것이 된다. 글을 쓰고, 자연을 관찰하고, 생각하고, 걷는 시간. 이것이 소로가 말한 진짜 부유함이다.

반전 — 소로는 불편하지 않았다

사람들은 월든의 삶이 고행이었을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소로의 기록은 전혀 다르다. 그는 이웃집까지 1마일(약 1.6킬로미터)도 안 되는 거리에 살았고, 가끔 콩코드 마을에 나가 친구들을 만났다. 에머슨을 비롯한 방문객들도 있었다.

『월든』은 절망이나 결핍의 기록이 아니다. 소로는 오히려 이렇게 썼다. "나는 내 이른바 가난을 거듭 축하한다(Again and again I congratulate myself on my so-called poverty)." 그는 진짜로 행복했다고 기록했다.

『월든』이 18개의 챕터로 이루어진 이유도 있다. 소로는 실제 2년의 경험을 계절의 한 순환, 즉 봄에서 다음 봄까지 한 해의 이야기로 압축했다. 자연의 순환 안에서 인간의 삶을 다시 바라보겠다는 의도였다.

소로의 유산

소로는 1862년, 44세의 나이에 결핵으로 세상을 떠났다. 친구 에머슨은 추도사에서 이렇게 말했다. "미국은 아직 자신이 얼마나 위대한 아들을 잃었는지 모른다."

소로의 사상은 책이 아닌 행동을 통해 퍼졌다. 그의 또 다른 대표 에세이 『시민 불복종』은 마하트마 간디와 마틴 루서 킹 주니어에게 깊은 영감을 주었다고 두 사람 모두 각각 기록으로 남겼다. 덜 소유하고 더 생각하라는 메시지는, 20세기의 히피 운동, 21세기의 미니멀리즘 운동, 그리고 '파이어(FIRE, 경제적 자립 조기 은퇴)' 운동까지 이어진다.

오늘의 통찰

소로가 월든을 떠난 이유도 남긴 말도 있다. "나는 숲에 들어갔던 것과 마찬가지로 다른 여러 삶을 살아볼 이유가 있어 숲을 떠났다." 그는 단순한 삶이 유일한 답이라고 말한 게 아니었다. 의도적으로 사는 것, 즉 습관이 아니라 선택으로 사는 것이 그의 핵심이었다.

『월든』의 가장 유명한 구절은 이것이다.

"나는 의도적으로 살기 위해, 삶의 본질적인 사실들만을 마주하기 위해 숲으로 들어갔다."

적게 가질수록 부유해진다. 소로는 이 역설을 철학이 아니라 회계장부로 증명했다. 28달러 12센트짜리 집에서.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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