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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마라'의 진짜 수학 — 분산투자가 공짜 점심인 이유

위험을 줄이면서 수익을 포기하지 않아도 된다면? 수학이 그 방법을 증명했습니다.

투자 세계에서 공짜 점심은 없다 — 단 하나 빼고

경제학에는 "공짜 점심은 없다(There is no free lunch)"는 격언이 있습니다. 무언가를 얻으려면 반드시 무언가를 포기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높은 수익을 원하면 높은 위험을 감수해야 하고, 안전을 원하면 낮은 수익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런데 현대 투자론의 아버지로 불리는 해리 마코위츠(Harry Markowitz)는 1952년 단 15쪽짜리 논문 하나로 이 격언에 예외가 하나 있음을 수학적으로 증명했습니다. 그 예외가 바로 분산투자입니다.

마코위츠는 훗날 분산투자를 가리켜 "투자 세계에서 유일한 공짜 점심(the only free lunch in investing)"이라고 표현한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이 표현이 강력한 이유는 단순한 격언이 아니라 수학으로 증명된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1952년의 24세 대학원생이 바꾼 투자의 역사

마코위츠가 시카고대학교 경제학 대학원생이던 1952년, 그는 《파이낸스 저널(Journal of Finance)》에 「포트폴리오 선택(Portfolio Selection)」이라는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당시 투자 세계의 상식은 단순했습니다. "좋은 주식을 골라라." 개별 종목의 기대 수익률을 높이는 것이 투자의 전부라는 생각이었습니다.

마코위츠는 여기에 전혀 다른 질문을 던졌습니다. "여러 자산을 함께 담을 때 전체 위험은 어떻게 계산되는가?" 그리고 그 답이 충격적이었습니다. 포트폴리오의 위험은 개별 자산 위험의 단순 합이 아니었습니다. 자산들이 서로 얼마나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느냐, 즉 상관관계(correlation)가 결정적인 변수였습니다.

이 발견으로 마코위츠는 38년 뒤인 1990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습니다. 15쪽 논문 하나가 70년 넘게 전 세계 포트폴리오 운용의 기반이 된 셈입니다.


상관계수: -1에서 +1 사이의 마법

상관계수는 두 자산이 얼마나 비슷하게 움직이는지를 -1부터 +1 사이의 숫자로 나타냅니다.

여기서 핵심이 등장합니다. 두 자산의 상관계수가 +1.0보다 낮은 순간, 마법이 시작됩니다.

구체적인 수치로 살펴보겠습니다. 표준편차(위험)가 각각 15%인 두 자산을 절반씩 담는다고 가정합니다.

두 자산의 상관계수 포트폴리오 위험(표준편차)
+1.0 (완벽히 같이 움직임) 15% (감소 없음)
+0.5 (부분적으로 같이 움직임) 약 13%
0 (무관계) 약 10.6%
-1.0 (완벽히 반대로 움직임) 이론상 0%

상관계수가 낮아질수록 포트폴리오의 위험이 줄어들지만, 기대 수익률은 그대로입니다. 두 자산 각각의 수익은 달라진 게 없으니까요. 위험만 줄고 수익은 유지됩니다. 이것이 바로 "공짜 점심"의 의미입니다.


비가 오는 날과 맑은 날 — 상관관계 이해하기

직관적인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우산 판매상과 아이스크림 가게가 있다고 가정합니다. 비가 오면 우산은 잘 팔리고 아이스크림은 안 팔립니다. 반대로 맑은 날엔 아이스크림이 잘 팔리고 우산은 안 팔립니다. 이 두 사업의 상관관계는 음수(-) 방향입니다.

이 두 가게에 각각 절반씩 투자했다면 어떤 날씨든 한쪽은 잘 되고 한쪽은 안 됩니다. 전체 수익은 평균적으로 안정됩니다. 날씨에 따른 위험이 상쇄된 것입니다.

주식과 채권의 관계가 역사적으로 이와 비슷했습니다. 경기 침체 우려로 주식이 하락할 때,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인 채권으로 몰리면서 채권 가격은 오르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1990년대 이후 약 20년간 주식과 채권의 상관계수는 대체로 마이너스를 유지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것이 전통적인 주식 60 대 채권 40 포트폴리오의 안정성 근거였습니다.


2022년: 상관관계가 바뀌었을 때

그러나 상관관계는 영원히 고정되지 않습니다. 2022년이 그 사실을 뼈저리게 가르쳐줬습니다.

2022년 첫 4개월 동안 미국 주가지수(S&P 500)는 약 12.9% 하락했고, 채권 지수(블룸버그 미국 종합 채권 지수)도 9.5% 하락했습니다. 주식과 채권이 동시에 크게 하락한 것입니다. 칼란(Callan)의 분석에 따르면, 1926년 이후 자료에서 주식과 채권이 같은 달력 연도에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한 경우는 1931년과 1969년 두 해뿐이었는데, 2022년이 그 기록에 가까운 해가 됐습니다.

원인은 급격한 금리 인상이었습니다. 금리가 오르면 채권 가격은 내려가고, 동시에 고금리 환경에서 기업 가치도 재조정되며 주식도 하락했습니다. 이 공통 요인이 두 자산을 같은 방향으로 끌어내렸습니다. 상관관계가 일시적으로 플러스로 돌아선 것입니다.

이 사건은 분산투자의 한계를 보여줌과 동시에, 분산투자가 왜 "거의(almost) 공짜 점심"이라고도 불리는지를 설명해줍니다. 상관관계는 경제 환경에 따라 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실적인 분산투자: 핵심 세 가지

첫째, 30개 종목이면 충분합니다. 종목 간 평균 상관계수가 0.3 수준인 일반적 시장 환경에서, 균등 비중으로 구성한 30개 종목 포트폴리오는 같은 자산군 내에서 달성 가능한 분산 효과의 약 95%를 포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100개, 200개를 담아도 추가 효과는 미미합니다.

둘째, 자산군을 섞는 것이 더 강력합니다. 같은 주식 30개보다 주식과 채권, 리츠(부동산 투자 신탁), 원자재 등 서로 다른 자산군을 섞으면 상관계수가 더 낮아져 분산 효과가 커집니다.

셋째, 상관관계는 평상시 이야기입니다. 2008년 금융위기처럼 극단적 위기 상황에서는 서로 무관해 보이던 자산들의 상관계수가 일시적으로 1에 가깝게 뛰어오르는 경향이 있습니다. "공황 시 모두 함께 팔린다"는 현상입니다. 분산투자는 일상적 변동성 위험을 줄이는 데 탁월하지만, 극단적 위기의 단기 충격을 완전히 막아주지는 않습니다.


오늘 기억할 한 가지

마코위츠의 수학은 명확합니다. 상관계수가 1보다 낮은 두 자산을 함께 담으면, 위험은 줄고 수익은 그대로입니다. 이것이 분산투자가 "공짜 점심"인 이유입니다.

계란을 여러 바구니에 나누는 것은 단순한 교훈이 아닙니다. 수학적으로 검증된 전략입니다. 다만 바구니들이 서로 다른 길을 걷고 있어야 한다는 조건이 붙습니다. 같은 방향으로 가는 바구니 열 개는 하나와 별 차이가 없으니까요.

이 콘텐츠는 정보 제공 목적이며 투자 권유나 특정 종목 추천이 아닙니다.

출처

#재테크#분산투자#포트폴리오#상관관계#마코위츠#리스크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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