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밤의 괴담 한 조각

타이타닉 침몰을 14년 전에 쓴 소설이 있었다

이 거대한 배의 묘사를 읽어 보라. 타이타닉 같은가? 아니다. 14년 전 소설 속 배다.

당신이 아는 그 배가 아니다

세상에서 가장 크고 빠른 배. 모든 기술과 자본이 집약된, 가라앉지 않는다는 배. 자신감이 넘친 나머지 법이 정한 최소한의 구명보트만 싣고, 안개 속에서도 전속력으로 북대서양을 가르던 거대한 여객선. 이 묘사를 읽으면 누구나 타이타닉을 떠올린다. 그러나 이것은 타이타닉이 아니다. 1898년에 나온 소설 속 가상의 배, '타이탄'에 대한 묘사다. 타이타닉이 침몰하기 14년 전이다.

작가의 이름은 모건 로버트슨

이 소설의 제목은 『퓨틸리티』, 우리말로 '헛됨'이라는 뜻이다. 미국 작가 모건 로버트슨이 썼다. 타이타닉 참사 이후 1912년에 『타이탄호의 난파』라는 제목으로 다시 출간되면서, 사람들은 이 소설과 실제 사건의 닮은 점에 소스라쳤다. 우연이라기엔 너무 많은 것이 겹쳐 있었다.

겹쳐도 너무 겹친 우연들

먼저 이름이다. 가상의 배는 타이탄, 실제 배는 타이타닉. 둘 다 그 시대 가장 큰 배였고, 둘 다 '가라앉지 않는다'는 평판을 달고 있었다. 둘 다 4월의 밤, 북대서양에서 빙산에 부딪혀 침몰했다. 둘 다 정원에 비해 구명보트가 절반도 안 됐다. 타이탄은 24척, 타이타닉은 20척뿐이었다. 두 배 모두 약 3천 명을 태울 수 있었고, 침몰 당시 거의 전속력으로 달리고 있었다. 크기도, 속도도, 사고 위치도 놀랍도록 비슷했다.

과장된 이야기도 가려내야 한다

다만 모든 이야기가 사실은 아니다. 흔히 "두 배 모두 처녀항해에서 침몰했다"고 하지만, 처녀항해에서 가라앉은 건 타이타닉뿐이다. "망보던 선원에게 쌍안경이 없었던 것까지 똑같다"는 이야기도 퍼져 있으나, 소설 원문에는 그런 내용이 없다. 닮은 점이 워낙 강렬하다 보니, 세월이 흐르며 없던 우연까지 덧붙은 것이다.

예언이 아니라, 계산이었다

그렇다면 로버트슨은 미래를 본 예언자였을까. 정작 본인은 그 해석을 단호히 거부했다. 자신은 그저 배에 대해 잘 알 뿐이라고 했다. 실제로 그는 10년 가까이 바다에서 일한 선원 출신이었고, 당시 조선 기술과 해운의 흐름을 꿰뚫고 있었다. 더 크고 더 빠른 배를 경쟁적으로 만들면서도 안전은 뒷전이던 시대. 그는 그 오만의 끝에 무엇이 기다리는지 '계산'했을 뿐이다. 어쩌면 이게 더 서늘하다. 한 사람이 차가운 사실만으로 참사를 그려냈는데, 14년 뒤 그 일은 거의 그대로 벌어졌고, 그동안 아무도 귀 기울이지 않았다는 뜻이니까.

한 줄 정리

가장 소름 끼치는 예언은 신비한 계시가 아니라, 누구나 볼 수 있었지만 아무도 보려 하지 않은 차가운 사실 위에 쓰인다.

출처

#타이타닉#퓨틸리티#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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